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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독서

붕대감기를 읽고(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있을까?)

by 서쥬니's 대디 2020. 8. 2.

 

‘딱 한명만 있었으면, 은정은 종종 생각했다. 친구가, 마음을 터놓을 곳 딱 한군데만 있었으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라도, 자기가 누군지조차 잊은 채 요양원에 계신 엄마에게라도 전화를 걸어 말을 하고 싶었다.’ - 은정 episode 중

 

이 책을 표현하자고 한다면 난 딱 이 문장 하나를 선택하고 싶다.

누군가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하는 이 책의 주인공의 말은 사실 주인공에게 한 말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이야기해주는 말과 같았다.

우리는 외부적으로 노출된 환경에 살고 있다. 유튜브, SNS 등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사생활이나 생각을 마음껏 표출하면 사는 사회가 되었지만, 우리는 점점 더 외로워져만 가고 있다.

굳이 나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그 사람 외면을 바라보며 질투, 시기, 부러움 등의 감정을 좋아요댓글로 표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사람들과의 소통채널을 늘어났지만, 본인의 진실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더 각박해진 세상, 그리고 세대별로 나누어진 각자의 생각들로 인해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그저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더 치중하는 사회, 그래서 자신의 속 이야기를 시원하게 내 뱉지 못하는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외부노출은 많아지지만 인간적인 내면의 노출은 닫혀져가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은 나에게 담담히 풀어내고 있었다.

 

책은 진경이라는 주인공에서부터 세연이라는 등장인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인물별 에피소드로 나누어져 있다. 인물들은 나누어져 있었지만, 글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은 일관되었다.

 

‘당신은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요?,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작품 내의 인물들은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에 각자가 대응하는 방법은 전혀 달랐다.

 

난 여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막연히 여성들이 이야기하는 불합리한 사회적 시선에 대한 그들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TV나 언론매체 등을 통해서 듣기만 할 뿐이다.

우리는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는 타인의 모습이 진실일까?’

 

이 책 첫 장을 펼치고 마지막장을 덮을 때에 느꼈던 나의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을 해 보면 이와 같았다. 진경에서부터 세연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인물별 에피소드를 보면서 나는 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가?’ 라는 물음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 내의 인물들하고 실제 나의 모습하고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 내의 인물들은 각자의 고민과 어려움을 갖고 살아가고 있고, 그 어려움을 표출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면에 담아두는 사람도 있었다. 작가는 그들을 통해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을까?

 

SNS를 통해 개인 신상 및 최근 현황까지는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된 세상에서 실제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타인의 모습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우린 그런 내면까지 들쳐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